국민을 위한 역사 vs 개인를 위한 역사 (1) 역사감상 주절주절

뭐 별다른 이야기는 아닙니다. 

국민을 위한 역사. 

이것은 국민의 자긍심을 위한 역사입니다. 나라에 대한 애착심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이며, 나라의 결점은 숨기고 나라의 장점은 부각시키는 것이 애착심과 자긍심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전제로 만들어집니다. 드러나는 결점은 외부에 의한 것이며 장점은 내재적인 힘이 발현된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들은 스스로 내재된 위대한 힘을 언제든 발현할 수 있습니다. 분열하지 않고 단합만 한다면요. 

국민은 기꺼이 전쟁에 나갈 수 있어야하며 항상 주변에 대한 잠재적 적개심을 가짐과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의 충실한 구성원으로서 상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 둘은 모순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노동을 중시하고 사치는 경계하며 여가는 자기계발을 위해 쓰여져야 합니다. 

다만 웃기게도 자국민과 민족을 위해 외부의 침입을 그렇게나 막아왔는데, 외부의 침입자들과 사이좋게 지내라 합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기꺼이 받아달라 합니다. 우리 민족과 문화가 그렇게나 중요한데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달라 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문화가 뭔지는 모릅니다. 뭔지 안가르쳐주면서 그건 니네가 알라고 합니다. 우리 문화가 제일 소중하지만 뭔지는 모를... 어쨌든 타문화는 존중해야 한답니다. 배우는 외부 문화는 서양문화, 중국 문화 그게 다인데 어째 다문화라니까 동남아 문화 같습니다. 사람은 겁나 많은데 뭐하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문화 상대주의. 시험문제에서는 그게 정답입니다. 자문화 중심주의 안된답니다. 그런데 한국사 공부하다보면 어째 답이 아닌것 같습니다. 사대주의도 안된다는데 어째 결론적으로는 서구문화 사대주의로 갑니다. 아이들은 똑같이 "한국은 왜 이리 썩어빠졌냐"고 볼멘소리를 합니다.

애국심이 높아지려면 일단 닥치고 결혼해서 애를 낳는 것이야말로 진정 대한민국을 위한 애국인데, 막상 그거 잘 안됩니다. 다들 헝그리 정신이 부족해서 옛날에는 30살 되기 전에 재깍재깍 결혼만 잘했는데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도무지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노동시간이나 줄여달랍니다. 

이거 다 애국심이 부족해서 생긴 일인거 같아 한국사 교육 강화해본다 했는데 일본에 대한 분노는 그럭저럭 잘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독도와 위안부는 애국심의 상징입니다. 적이 있으니 매국에 대한 비난과 타도는 애국의 잣대가 됩니다. 이제 어르신들은 이 정도면 나라에 대한 애착심이 생긴거 맞겠지 하는데 아닙니다. 별개랍니다. 오히려 그 일본이 못난 놈이 될수록 그 일본에게 지는 조선은 더 못난 놈이라는 군요. 그래서 조선사는 못난 조상들의 각축장입니다. 성리학은 썩었고 조선의 관료제는 무능합니다. 하지만 별개로 우리의 조상님들은 현명하셨지요. 그렇게들 인식합니다.

대한민국도 똑같은 식입니다. 김연아, 박지성, 싸이, BTS, 손흥민 ..... 다 위대한 개인들인데 그들을 배출해낸 대한민국을 뭣같은 나라라며 헬조선 헬조선하고 비하합니다. 개인은 칭송하나 나라에 대해서는 존중 의식이란게 없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국민을 위한 역사라면.. 아니 국민 맞춤용 역사라는데 제 역할을 못합니다. 일은 열심히, 국가를 위해 희생할 줄 알던 산업의 역군들은 다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제 살 길 밖에 모르는 애들만 남았습니다. 그러자 노인네들은 말합니다. "역사 교육을 더 강화하자!" . 중국을 보니 장난이 아닙니다. 역사는 무기이며 우리는 왜곡질을 일삼는 중국과 일본에 맞설 힘이 필요합니다. 국민을 위한 역사에서 역사학자들은 학자가 아닌 전사들이 되어야 합니다. 뉴라이트 계열은 기본이며 역사를 중립적 시각 어쩌구 떠드는 한가한 사람들도 교과서에 끼어서는 안됩니다. 

두 가지 조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대사 교육을 강화하는 것. 고대에 '우리'가 거대한 세력이었으며 주변의 강대국들에 꿀리지 않는 위대한 조상들이었음을 강조하는 방법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거대한 세력이었음을 인지한 외부세력들이 우리의 위대함을 감추며 "너희들은 원래 딱 그 정도가 맞는 놈들이었다"고 조작해왔음을 강조합니다. 일단 요동지방의 구석기, 신석기 문화들에 대해 우리 역사로 가르치는 것을 첫걸음으로 합니다. 외부학계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타협점이며 이른바 요하문명을 우리 역사로 인식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두번째는 독립운동사를 더 강화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는데에는 독립운동만한 것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체성이란 배타성을 통해 확립하는 것이 확실하다 생각하는 것 같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독립운동은 무궁무진 끝이 없는 것이 조선인들은 세 사람만 모이면 단체를 만들고 그 단체 중 3,1 운동을 비롯해 여러 독립운동과 연관이 있는 단체도 상당수이니 상관이 없습니다. 복벽운동부터 사회주의 계열까지 끌어들이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이러한 연속된 발굴의 작업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쪽이든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실과의 괴리기 때문이겠지요. 이 괴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가장 문제가 될 것입니다. 뭣보다 자본주의 국가는 자유무역과 교류를 지향하며 이것은 항상 국민으로서의 역사를 따르는 이들에게 큰 장애가 됩니다. 


'국민으로서의 역사'는 분명 여전히 효용성이 강합니다. 마치 성리학과 향약이 전통사회의 막바지에도 효용성이 강했듯이요. 유럽국가들이라 해서 이러한 류의 역사교육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고 어느 나라나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여전히 국민들을 국민으로서 유지시키고 합니다..... 국가단위로 여론을 결집시키기 용이한 면이 있습니다.

혹자는 이것을 부리기 좋은 종을 양산하는 교육이라 하지만 우리가 국가라는 시스템을 편하게 여기는 이상,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애국심과 갑갑함은 사실 한몸이 아닐까. 역사감상 주절주절

https://www.youtube.com/watch?v=_VAiQI-V4O8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보다가 든 생각.
댓글들에도 하나같이 조선의 갑갑함(...)을 비웃고 왜 그들에게서 하나라도 더 배우지 못했는가를 개탄하지만

그건 서구의 합리주의를 어느 정도 익힌 현대인의 감상이 아닐까.


당시 조선의 사람들의 의기. 나라를 지키겠다. 왜인들을 물리치겠다. 그들과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다.
이런 정신력은 대단했습니다. 기록으로 봐도 대단해요.
그렇다면 그런 정신력과 서구의 합리주의가... 과연 결합될 수 있는 것일까요?


결국 항왜들은 받아들여졌고 조총도 무기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합리성을 익힌 결과라 봐야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미워할 건 미워할 일이고 배울 건 배우자....라는 말은 얼마나 속편한 소린가요.
그게 과연 단칼에 잘라지듯이 될 일인가요. 그게 그렇게 쉽게 되는 일이었으면 근대화도 뚝딱이었겠지요. 
숭고한 정신세계를 강조한 사회일 수록 정신을 지키기 위해 실리를 희생하는 일은 당연하게 여겨졌을 겁니다.
그러니 '충'이라는 정신세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이라는 가장 중요한 실리들을 던질 수 있는 거였겠지요.

그것이 당연한 곳에 합리성이란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 겁니다.  
합리 비합리를 따져가면서 하는 사고는 설사 그 근간에 '우리'를 위한 애국심이 있다 할 지언정, 다수의 동의를 얻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죠. 광장의 정치에서는 더더욱 그럴테지요.




하나 더. 

조금 더 보면 누르하치에게 사신으로 가서 여진식으로 예를 했다가 해임된 관료(여진 상대 전문관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토전사 멤버들은 단호하게 그를 쳐낸 모습에 안타까워 하지만
사실 그 또한 일종의 '의기'이자 애국심....아니 정신력의 발현이 아니었을까요. 

제가 사실 '천황'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씁니다. 굳이 일왕이라는 표현만 써야하는 데에 거부감이 있어요.
이에 대해 여러분들에게 지적을 받거든요. 제가 천황이라는 표현을 쓸때마다 그게 논리적으로 옳건 그르건 그 분들은 불쾌해질 수 밖에 없는거죠. 그 분들은 그 분들이 가진 애국심과 그 정신의 가치가 훼손되는 느낌을 받을거에요. 

애국이라는 모호한 정신력의 세계는 그래서 논리성을 배제할 수록 강해지는거죠.
위정자들 입장에서는 그게 또 국가를 구성하고 단합하는 강력한 힘이니 이걸 계속 살리기를 원할테고요.


다만 결국은 실체적 갭이 있을텐데 그걸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 갭에 대해 생각이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는게 아니라 역사감상 주절주절

역사를 공부하지 않는 사람과 집단에게 미래가 없는거다.



일단 기억이나 하고 잊냐마냐 하자.
그리고 지금 의미대로 쓸거면 그냥 얻어맞은 기억이라고 하자. 괜히 역사같은 단어 같다붙이지말고.

제주도라는 카테고리로 바꿔볼까. 제주도에게 육지것들이란 어떤 존재지? 
4.3 하나 갖고 그러냐고? 왜? 그 논리면 삼별초는 제주 사람입장에서 침략자였을까 구세주였을까? 몽골의 지배가 거지같았을지 모르지만 또 목호의 난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 

이렇게 기준을 바꿔버리면 끝도 없을거다.



나는 세종대왕이 살아나 대선정을 배푼대도 결국 지가 왕을 하겠다면 뒤엎어야 한다는 공화주의자이지만
덴노는 덴노이며 천황이라 부른다고 뭐가 달라지진 않는다.

내 나라의 역사이기 때문에 세종을 이도라고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공화국이기 때문에.
그러나 버젓이 있는 남의 나라에 대해서 내가 왕국을 부정한다해서 그네들의 표현을 간섭할 이유는 없다. 적어도 교류를 할 생각이면 그들 앞에서는 그들의 표현을 써줘야하지 않나.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