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별다른 이야기는 아닙니다.
국민을 위한 역사.
이것은 국민의 자긍심을 위한 역사입니다. 나라에 대한 애착심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이며, 나라의 결점은 숨기고 나라의 장점은 부각시키는 것이 애착심과 자긍심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전제로 만들어집니다. 드러나는 결점은 외부에 의한 것이며 장점은 내재적인 힘이 발현된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들은 스스로 내재된 위대한 힘을 언제든 발현할 수 있습니다. 분열하지 않고 단합만 한다면요.
국민은 기꺼이 전쟁에 나갈 수 있어야하며 항상 주변에 대한 잠재적 적개심을 가짐과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의 충실한 구성원으로서 상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 둘은 모순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노동을 중시하고 사치는 경계하며 여가는 자기계발을 위해 쓰여져야 합니다.
다만 웃기게도 자국민과 민족을 위해 외부의 침입을 그렇게나 막아왔는데, 외부의 침입자들과 사이좋게 지내라 합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기꺼이 받아달라 합니다. 우리 민족과 문화가 그렇게나 중요한데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달라 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문화가 뭔지는 모릅니다. 뭔지 안가르쳐주면서 그건 니네가 알라고 합니다. 우리 문화가 제일 소중하지만 뭔지는 모를... 어쨌든 타문화는 존중해야 한답니다. 배우는 외부 문화는 서양문화, 중국 문화 그게 다인데 어째 다문화라니까 동남아 문화 같습니다. 사람은 겁나 많은데 뭐하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문화 상대주의. 시험문제에서는 그게 정답입니다. 자문화 중심주의 안된답니다. 그런데 한국사 공부하다보면 어째 답이 아닌것 같습니다. 사대주의도 안된다는데 어째 결론적으로는 서구문화 사대주의로 갑니다. 아이들은 똑같이 "한국은 왜 이리 썩어빠졌냐"고 볼멘소리를 합니다.
애국심이 높아지려면 일단 닥치고 결혼해서 애를 낳는 것이야말로 진정 대한민국을 위한 애국인데, 막상 그거 잘 안됩니다. 다들 헝그리 정신이 부족해서 옛날에는 30살 되기 전에 재깍재깍 결혼만 잘했는데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도무지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노동시간이나 줄여달랍니다.
이거 다 애국심이 부족해서 생긴 일인거 같아 한국사 교육 강화해본다 했는데 일본에 대한 분노는 그럭저럭 잘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독도와 위안부는 애국심의 상징입니다. 적이 있으니 매국에 대한 비난과 타도는 애국의 잣대가 됩니다. 이제 어르신들은 이 정도면 나라에 대한 애착심이 생긴거 맞겠지 하는데 아닙니다. 별개랍니다. 오히려 그 일본이 못난 놈이 될수록 그 일본에게 지는 조선은 더 못난 놈이라는 군요. 그래서 조선사는 못난 조상들의 각축장입니다. 성리학은 썩었고 조선의 관료제는 무능합니다. 하지만 별개로 우리의 조상님들은 현명하셨지요. 그렇게들 인식합니다.
대한민국도 똑같은 식입니다. 김연아, 박지성, 싸이, BTS, 손흥민 ..... 다 위대한 개인들인데 그들을 배출해낸 대한민국을 뭣같은 나라라며 헬조선 헬조선하고 비하합니다. 개인은 칭송하나 나라에 대해서는 존중 의식이란게 없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국민을 위한 역사라면.. 아니 국민 맞춤용 역사라는데 제 역할을 못합니다. 일은 열심히, 국가를 위해 희생할 줄 알던 산업의 역군들은 다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제 살 길 밖에 모르는 애들만 남았습니다. 그러자 노인네들은 말합니다. "역사 교육을 더 강화하자!" . 중국을 보니 장난이 아닙니다. 역사는 무기이며 우리는 왜곡질을 일삼는 중국과 일본에 맞설 힘이 필요합니다. 국민을 위한 역사에서 역사학자들은 학자가 아닌 전사들이 되어야 합니다. 뉴라이트 계열은 기본이며 역사를 중립적 시각 어쩌구 떠드는 한가한 사람들도 교과서에 끼어서는 안됩니다.
두 가지 조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대사 교육을 강화하는 것. 고대에 '우리'가 거대한 세력이었으며 주변의 강대국들에 꿀리지 않는 위대한 조상들이었음을 강조하는 방법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거대한 세력이었음을 인지한 외부세력들이 우리의 위대함을 감추며 "너희들은 원래 딱 그 정도가 맞는 놈들이었다"고 조작해왔음을 강조합니다. 일단 요동지방의 구석기, 신석기 문화들에 대해 우리 역사로 가르치는 것을 첫걸음으로 합니다. 외부학계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타협점이며 이른바 요하문명을 우리 역사로 인식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두번째는 독립운동사를 더 강화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는데에는 독립운동만한 것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체성이란 배타성을 통해 확립하는 것이 확실하다 생각하는 것 같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독립운동은 무궁무진 끝이 없는 것이 조선인들은 세 사람만 모이면 단체를 만들고 그 단체 중 3,1 운동을 비롯해 여러 독립운동과 연관이 있는 단체도 상당수이니 상관이 없습니다. 복벽운동부터 사회주의 계열까지 끌어들이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이러한 연속된 발굴의 작업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쪽이든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실과의 괴리기 때문이겠지요. 이 괴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가장 문제가 될 것입니다. 뭣보다 자본주의 국가는 자유무역과 교류를 지향하며 이것은 항상 국민으로서의 역사를 따르는 이들에게 큰 장애가 됩니다.
'국민으로서의 역사'는 분명 여전히 효용성이 강합니다. 마치 성리학과 향약이 전통사회의 막바지에도 효용성이 강했듯이요. 유럽국가들이라 해서 이러한 류의 역사교육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고 어느 나라나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여전히 국민들을 국민으로서 유지시키고 합니다..... 국가단위로 여론을 결집시키기 용이한 면이 있습니다.
혹자는 이것을 부리기 좋은 종을 양산하는 교육이라 하지만 우리가 국가라는 시스템을 편하게 여기는 이상,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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