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끄러운 남녀갈등문제에 대하여 잡설 잡다한 일상

1.
 전 이 문제에 대해 딱히 어떻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이들의 공분과 함께하기도 어렵고, 남성 페미니스트처럼 굴기도 어렵군요.

 솔직히 말하면 네 말도 옳고, 네 말도 옳구나....ㅡ.ㅡ 라는 딱 욕처먹기 좋은 포지션입니다. 
 넵. 강건너 불. 옆으로 불길이 번지는 걸 알고있지만 일단 외면이요.


 굳이 이유를 들자면 몇 가지가 있습니다. 




2. 
 프랑스 혁명 당시에 올랭프 드 구즈라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요구한 것은 지금 기준으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었습니다. 


 이혼권, 자유로운 연애. 여성참정권


 하지만 18세기 후반의 기준에서 이건 너무 나간 이야기였지요.
 
 그녀의 주장은 큰 논쟁거리조차 되지 못한채, 그녀는 공포정치의 한가운에서 단두대에 목이 잘렸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어떤 이는 "시대를 앞선 정의는 항상 다수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라는 결론을 얻는 모양입니다만
 저는 당시 입장에서 볼때 그냥 "어그로"였을 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드 구즈는 좋지 않은 평판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남편 사후 자유연애를 즐기고 있었고 그걸 열심히 숨기지도 않았으니까요. 뭐 대놓고 알리고 다닌 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녀에겐 그게 좀 짜증났던 모양입니다. 사실 당시 많은 귀족여성들은 남편 따로 연애 따로 하고 살고 있었죠. 이건 딱히 비밀도 아니었어요. 

 18, 19세기의 서민들의 입장에서 자유연애란 귀족들의 패악스런 취미 중 하나였었습니다. 
 여성해방, 동물보호, 노예해방. 다 그런거죠.
 서민들은 여성과 노예에 대해서는 차별을 원했고 되려 귀족들이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관용을 요구했지요. 민중의 분노한 목소리는 평등과 형평을 부르짖지만 동시에 '차별'을 전제하기도 합니다. 

 
 드 구즈에 대해 보통은 남성 대 저항하는 여성으로 보는 것 같은데, 저는 여기다 하나 더 해서 계급을 집어넣고 싶습니다.
 21세기, 어떤 여성들은 유리천장을 말하지만 사실 그건 보통 상위계층 여성들에나 해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녀 성대결 문제로 보이는 많은 일들이 사실 계층 혹은 계급간 충돌에 대한 전제가 깔리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다.... 과연 동의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


3.
 제가 이해하는 진보적 입장에서는
 A가 가해자고 B가 피해자가 된다면 A는 B가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하고 성의를 보여야만 합니다.


 즉, A가 "아 이 정도면 할만큼 한거 아니냐고. 언제까지 피해자 행세 할건데?"라고 말하는 순간, 모든게 어그러지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진보가 어려운 거라고 생각합니다. 

 보수는 상대적으로 편합니다. "이 정도면 할만큼 하지 않았느냐. 과거에 비해 얼마나 나아졌느냐. 과거의 일은 이쯤에서 정리하고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나아가자."라고 쉽게 말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습니까? 네. 이건 일본정부에 대한 사과와 배상요구에도 같은 식으로 적용되어 왔습니다. 

 진보의 일본정부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배상요구가 합리화되려면 진보의 입장에서는 일관성이 필요합니다. "피해자가 됐다고 할 때까지는 사과가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에 비해 보수는 내로남불을 꽤 '실리적'으로 따질 줄 압니다. 애초에 절대적인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위 합리적 보수의 입장이고 보면 남녀의 대립관계에 대해서도 이러한 입장으로 내로남불을 적용하면 그만이죠. 상황에 따라 '특수성'과 '보편성', '절대성'을 프레임에 맞춰 집어넣는게 보수죠.

 물론 이게 만능은 아니어서 지난 정부가 너무 입맛대로 맞춰넣다가 망했지만요.

 어쨌든 그 논리적 일관성이라는 것은 진보적 가치에서는 특히나 중요한 문제라고 봐요. 그래서 여성사를 공부하고 '남성'을 가해자, '여성'을 피해자로 인식한 사람이 진보적 가치를 지향한다면 요새 말많은 여성징병제 문제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겠죠. 




4. 
 가끔 스스로 보수화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드는게...
 '평등'이라는 개념이 어째 점점 에스컬레이트를 오르는 느낌을 받거든요.

 처음에는 평민을 해방하고
 나중에는 노예를 해방하고
 다음에는 여성을 해방하고 
 그 다음에는 아이들을 해방하고
 그 다음에는 남의 나라 사람들까지 신경쓰고 
 이후에는 (먹지 않는) 동물들을 신경쓰고
 종내에는 (먹는) 동물들까지 신경쓰고


 이 해방과 신경씀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비용은 증가할 겁니다. 물론 애초에 저런 것들은 정치적, 상업적인 이유에서 소비된 것이 많지요. 하지만 어찌되었건 명분은 저런 것이 되었고 현실과 명분사이의 모순은 갈수록 커져갑니다. 

 과거, 저 '해방'들은 비용을 발생시키지만 동시에 좋은 명분이 되었습니다. 
 

 평민: 평민들은 이제 노동대신 소비주체로서 더 강조되었으며, 계급제를 포기함으로서 징병제, 국민개병제를 밀어붙일 수 있게 되었지요.

 노예:  노예해방은 좋은 정치적 구실이 되어 야만국가들을 식민지로 삼고, 노예무역으로 성장한 국가들의 식민지 명분을 뺐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여성: 여성해방은 결국 여성노동력을 싼가격에 생산전선에 투입시키기 위해 확대되었으며, 이후에는 자본주의의 성장으로 질좋은 소비대상, 블루오션으로서 '여성'이라는 카테고리가 이용되었습니다. 

 어린이: 아이들의 인권역시 자본주의 국가에서 유아사망률 감소로 인한 인구폭발의 시대에 소비시장 개척의 차원에서 이해되었습니다. 1318세대가 마지막 베이비붐의 세대인 것도 같은 이유겠지요.

 인류애, 인도주의: 남의 나라 사람들의 주거환경을 신경쓰자고 한 이유도 간단합니다. 과거 식민지들에 신경써주지 않으면 그들이 '우리'에게 넘어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럽은 그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지요. 외국인의 주거환경까지 개선해주지 않으면 그들은 결국 넘어옵니다. 그런거죠.


 이후 동물보호나 채식주의나 에코이즘이나... 사실 그냥 자본주의 적인 트랜드 문제라고 볼 수도 있어요. 
 제가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면 촌놈이 먹고살자고 흙묻히는 거지만, 도시적인 마인드로 접근해서 잘 포장하면 자연과 함께하는 스타일라이프가 되니까요. 


 결론적으로 여성해방은 돈이 됐습니다. 자본가들에게, 국가산업에 도움이 됐고 되고 있어요. 
 지금의 페미니즘(?)으로 포장한 일부 행동까지 도움이 되고 있느냐면 그건 물음표죠. 사실 문제가 심해지면 프레임 잘 짜는 언론들이 무슨 이름을 지어서 "이건 가짜야"라면서 도려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돈이 안될 때 얘깁니다.

 
 자본주의에서 말하는 '여성해방'이란 결국 "돈이 되는 여성해방"을 말합니다. 
 아주 옛날같으면 "여자여 그대의 이름은 아름다움"같은 말을 페미니즘과 결부시킬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됩니다. 그게 돼요. 
 과거 페미전사들처럼 브래지어를 벗어던지자느니 남자들의 기준에 맞춘 아름다움을 거부하자느니 이젠 안그럽니다. 

 그 자본주의적 기준을 맞추려니 진짜 비참할 수 밖에 없긴 합니다.
 예뻐야 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그게 여성성이니까) 혐오하면서도 추구합니다. 

 동시에 사회적 위험성은 강조됩니다. 이 사회적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 여성들의 불안감을 제로로 만들때까지 계속 '자본'이 투자되지요. 그리고 언론은 이 불안감을 계속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도 일방적으로요. 

 여성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란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성은 늘 사회적 약자였고 지금도 그러해요. 그것은 신체적 특성에도 기인하는 탓에 아마도 영원할 겁니다. 다만 이건 자본주의에 의해 또한 그 광고주들을 위해, 또한 끊임없이 수요를 창출해야하는 임무를 지닌 언론에 의해 계속 일방성을 지니겠죠.




5.
 현재의 감정들로는 남녀평등 사회는 안옵니다. 올 수도 없어요. 지금의 '진영' 구분이 과연 온당할까요.
 남성문화와 여성문화를 철저히 대립적 개념으로 해석하고, 둘이 절대 양립될 수 없는 가치인 것처럼 몰아가는 이게?


 거기에 역차별을 어디까지 용인하느냐의 문제도 존재합니다. 거기다가 여성들, 특히 미혼여성들이 오랫동안 대접받은 소위 '에티켓'이란 것이 실상은 여성차별이라는 것이 과거 페미니즘의 결론이며 주장이었다면 현대의 페미니즘은 여기에다 '사회적 약자'를 강조해서 그대로 방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리적인 의견을 말하는 페미니스트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또한 양성평등이야말로 지향해야 할 길이 맞겠죠.
 그런데 그건 소위 '먹물'들의 이상론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과거에 페미니즘이란 교양인들이라면 지녀야할 필수적인 덕목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 때는 일상에 박힌 남녀차별 속에서 '교양'의 일부로서 말할 수 있었습니다.


 까놓고 말하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냥 먹물들의 특권의식이었을 수도 있어요. 진보적 사고의 상당수가 그러하듯이. 다만 먹물이 아닌 하층민이 이걸 흡수하면 행동력을 갖는데 여기서부터 소위 말하는 쿵쾅질이 시작되는 겁니다.

 상위계층들이 페미니즘을 논하는 건 그냥 교양입니다. 여성계 인사들과 유리천장을 말하는 시점에서 사실 서민들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이야기에요. 태생부터 다른 이들이 말하는 페미니즘은 매우 교과서적이죠. 여유가 넘쳐요.

 하지만 사회적 열등감이 몸에 밴 이들이 말하는 페미니즘은 다릅니다. 이건 마치 사회주의가 걸어온 길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과격성을 띨 수 밖에 없어요. 사회적으로 벼랑끝에 몰린 여성들이 진짜 많습니다. 언론이 부추긴 불안감(단순히 불안감 조성 자체와 프레임 형성이 목표인), 거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여성들. 또한 열심히 노력했지만 정말로 "부자" 남자들이 만든 문화의 벽에 막혔다고 느끼는 여성들 포함이죠.


 이건 안티 페미니즘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소득이 낮은 구간의 하층민들의 경우, 취업전선에서 박탈감이 더 심하죠. 결혼시장에서도 소외되죠. 그런데 하층민의 가정일수록 전통적 가치가 갖는 의미는 커서 "남자의 역할"에 대한 압박은 또 강합니다. 모순에 휩싸일 수 밖에 없어요.





6.
 결론적으로 예전과 같은 답을 내립니다.
 결국 이건 계층고립 문제입니다. 단순히 성별대립의 문제로 해석하는 건 너무 편하게 가려는 짓이에요. 

 '여성' 이라는 쉬운 프레임을 제시해서 표를 얻고, 그걸로 물건을 파는데 익숙해져서... 여기까지 온거라고 생각해요.


 하나 더, 사회에 존재하는 기만을 좀 없애야해요.

 예를 들면 군대라는 개념이 그러한데, 사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는 단어에는 '2년간 시간낭비'라는 개념이 같이 붙어있죠. 
 출산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의 소중한 가치'라는 단어에는 '1년간 경력단절, 이후 육아로 지속적 시간낭비'라는 개념도 같이 붙어있어요.
  그런데 방송이나 다른 곳에서 후자의 인식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해요. 분명 있는데 없는것처럼 만들어요. 요새 겨우 뒤의 '낭비'를 말합니다. 뭐가 말하기 힘들게 하는지는 압니다. 하지만 이런게 계속 반복되어서는 그렇게 비웃는 (한국인들에게 관념화된) 일본사회와 하나도 다를게 없어요. 앞에서는 좋은 소리나 하고 뒤로만 진실을 말하는 기만적인 사회 말입니다. 

 일단은 "까놓고" 말하는 게 필요합니다. 진짜로.
 '신성'하기 때문에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계층 문제는 계속 논외가 된단말이죠. ㅋㅋㅋ 

 이런 식이면 로봇군대 100%와 인공자궁, 무성생식 같은 기술의 발전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거에요. 
 아니 그런 접근이면 그런 발전이 와도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겠네요. 

만화로 인사해야겠다는 포부는 온데간데 없고 잡다한 일상

맨날 다른 원고 조금 뜯어다가 생존신고군요.

진짜 따로 그리던게 있었는데....
먹고사니즘의 힘은 강합니다. ㅜ.ㅜ 
...라기보다는 게임을 조금 더 안했으면 할 수 있었잖아?....


원고 업로드 해놓고 댓글 기다리는 재미를 느껴본것도... 벌써 5년은 넘은 이야기 같군요.
휴우.....

최근의 포스팅을 보고 느꼈다. 잡다한 일상

저게 석 달 전에 그리던 거였구나....



그 얘기는 내가 한 편을 그리는데 최소 석 달 이상을 소모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소녀전선 작작할께요. 최소한 거지런에 시간 뺏기지는 않겠습니다. ㄷㄷㄷ




오늘 도서관이 3달간 쉰다고 합니다. 
그래서 15권까지 특별하게 대출이 가능해졌대요.

잔뜩 빌려왔습니다. 
다 읽을지는 미지수지만.

기록으로보는 생활사 
흑마법의 역사 
한국생활사 박물관 9,10
고문서에 담긴 옛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서양여성들 근대를 달리다.
조선의 못난 개항
두 얼굴의 조선사
역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음식의 문화학
야만의 역사
이슬람의 금기, 샤리아로 풀다
성경 무오성에 대한 도전에 답하다



마지막 책이 제일 재밌었지만 
그건 오늘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곱게 다시 집어넣었습니다. (실은 너무 무거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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