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고민하던 주제입니다만 만화를 연재하던 중에는 글로 풀어낼 정신적 여유가 없어서
이제라도 늘어놔 봅니다.
궤변이라고 하셔도 좋습니다.
동물보호단체와 노예해방단체의 유사성 말입니다.
무슨 소리냐. 암만 노예가 인간취급을 못받았어도 그래도 말이 통하는 사람인데....
라고 말씀하신다면 분명 종 자체가 다르니 맞는 말씀이겠지요.
하지만 당시 노예에 대한 '인식'은 현대 애견, 애묘인들이 갖는 인식과 정말로 다르지 않더란 말입니다.
한창 예뻐하다가 쓸모없어지면 버리고 새 것을 찾는 것. 또 그것을 비난하는 현상까지. 모조리.
실제로 동물보호단체라고 해도 대중이 '동물'이라고 말할 때의 관심은 흔히 말하는 반려동물에 집중되어 있으니까요.
나머지는 사육을 목적으로 길러지는 '가축'들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런 관계 말입니다.
가내노예 ---- 반려동물(애완동물), 혹은 밭가는 소. 앞마당 개.
집단노예 ---- 축사의 소, 돼지. 닭
노예인권단체 --- 동물보호단체
과학적, 생물학적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회적인 현상 자체가 비슷하더란 소립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의 유사성을 느끼고 있죠.
빈민 자유민 ---- 서민
동물보호단체들은 채식을 권장하며, 걔중 일부 사람들은 육식자체를 악으로 규정하기도 합니다.
아마 야훼가 유목사회에서 탄생하지 않았더라면 서구에서는 좀 더 가속화되었을지 모르지요.
아. 이것도 결국은 성서에 노예이야기가 있다는 점에서 결국 비슷하려나.
동물보호단체에서 접근하는 유기견, 유기묘에 대한 시각. 그리고 방책.
또한 각종 가축시설에 관한 생각. 그 기묘한 지점에서의 합의.
(좁은 축사 안에서 자란 소는 얼마나 슬프겠나 --- 좁은 축사 안에서 자란 소는 얼마나 맛이 없겠나)
이 과정에서의 단가상승.
서민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하기위해 장려되었던 과거의 우유. 계란. 더 나아가 양계 산업.
낮은 단가에 대량공급이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못하면 동물보호란 명분은 꽤 같잖게 들릴 수 있더란 말이죠.
서민입장에서.
혹자는 채식은 서민의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현대 트랜드로서의 채식은 .... 뭐시냐... 그 에...코이즘? 거기에 로우 솔트(혹은 노 솔트)까지 추가된 것으로서, 서민의 채식과는 좀 다른 접근과 양상같더군요. 미디어가 현재는 이 둘을 뒤엉켜놓은 상태로 은근슬쩍 이 쪽 산업의 기반을 깔고 있지만요.
혹
노예주들이 노예를 대한 것과 동물 주인들이 동물을 대하는건 다르다고 생각하신다면
전 당신 개인은 어쩔지 몰라도 사회적 양상을 보는 시각으로서는 틀렸다고 봅니다. 눈 가리고 있는거죠.
재밌는건 노예제가 폐지될 시점에 가면 노예들의 실질적인 삶이나 고통은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감되더군요.
노예주가 징징거리며 "얘들이 나보다 더 잘먹고 살아요!"하는거 말이죠.
여하튼...
서민들 입장에서 노예해방이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었듯이, 슬슬 동물 권리 챙겨주는 일이 부자들 돈지랄에서 벗어나 법을 통해단백질 공급을 제한하는 일까지 영향을 준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보는 일도 재미있긴 합니다.
88올림픽 시절, 서슬퍼런 군사정권의 시대에도 미개하느니 외국이 보고있느니 온갖 전가의 보도들이 날아와도 꿋꿋했던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생각하면 그 반발이 적지 않으리라는 건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
...라고 적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어차피 필요한 하층인력들은 외국에서 사서쓰고 가내노예는 국내빈민들을 돈주고 굴리는 방법으로 노예제 폐지 이후가 흘러갔잖아요?
서민용 소, 돼지, 닭은 ALL 수입으로 메꾸고 국내 업계들은 풀밭에서 뛰놀며 자란 소와 우유, 영국산 허브를먹고 모짜르트와 아리랑을 들으며 자란 돼지, 무항생제 유정란 야외방목 닭으로 가고 있는 현실이 있는데 제가 무슨 생각을 한건지 모르겠네요. 쯧쯧.
결론적으로 이번 잡설도 좀 망한 듯 ㅋㅋㅋ
좀 있다가 역사유감 원고로 돌아오겠습니다. (가급적 오마이에서 통과될 때까지 기다리다 올려서 좀 늦어요.)




덧글
마찬가지로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서 소규모 농민사회에서 자급자족 형태로 충족시키던 식량으로는 도저히 답이 안나오니 농업도 공장형태로 바뀌었죠.
결국 사회에 모든 시스템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앞으로도 특정수요가 발생할테고, 사회시스템은 그 수요에 알맞게 변해가겠죠.
도시민들이 자급자족을 위한 농업에 힘쓸필요없이 값싸게 공급되는 음식물만으로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그것이 인류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이상 당분간은 지속될테니까요
...쯤이 되려나요? 여기서 말하는 자원이란 광물자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아실테고요.
가끔 말입니다... 그런 생각을 해요. 현대 북반구 국가들에서 노예제가 없다는게 실은 호주나 뉴질랜드가 공장을 해외로 돌리고 광업, 농업등에 필요한 인력을 아시안계로부터 이용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 아닐까하고요. ㅎㅎ
노예들이 불만 가지고 있다고 노예주들이 신경쓰였나 봅니다.
잔뜩 흥분시켜놓고 나중에는 "팩트를 왜곡하지 마라."고 점잖게 한소리 들을 수 있게.
.....역시 독보적이고 일관된 재주가 있어요. 그런 쪽으로.
특히 식민지인들은 인종도 다르고 언어 소통도 원활하지 않을테고.
말을 알아듣는 동물 정도가 아니었을지.
물론 시간이 지나고 접촉이 늘어나면서 열등한 인간 정도로 위치가 올라갔을테지만.
저는 우리나라에서 양반들이 노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을지가 궁금하더군요.
유교사회에서 주인과 노비의 관계를 부자관계에 비유하니까 같은 사람이란 생각은 했을 것 같은데
사람인 동시에 자기의 재산이기도 하니 가축 정도로 생각했을 지도 모르고.
가축이 어떤 동물이냐에 따라 가축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을 것 같기도 하고.
소나 말은 노비보다 훨씬 비쌌을테니까요.
노비들이 양반주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구요.
모든 인간은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고 배운 우리들과
봉건제 사회의 조상님들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생각하면
참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예정된 후속을 거의 그려놓고도 못내고 있습니다. '노비의 역사(상놈들의 나라)' 말이죠. 맘에 안들거든요.
저도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한 주제입니다만 배움이 짧아 '결론'까지는 못내겠고(같은 카테고리의 글에 그 고민이 있습니다.) 되려 고민만 잔뜩 안았습니다.
우선 노비가 어떻게 살았냐를 말하기 전에 양반과 평민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를 우선 알려야 할 것 같더군요. 예를 들어 1일 2식과 1일 3식 중 어떤 것이 보편화 되었나... 제사는 어떤 형태로 하층인력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는가. 지방촌락의 2중구조는 언제까지 계속되었나. 양인촌락과 노비촌락간의 관계는 어떠하였나. 향약은 노비들에게도 통용되었나. 공노비가 사노비처럼 사용되는 현상은 보편적이었나 예외적인 것이었나.... 같은 것 말이지요.
그 외 의, 식, 주... 모든 부분에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그냥 대가리 박고있습니다. 어차피 경박스러운 성격이니 조만간 그리긴 그리겠지만요.
그런걸 보편적으로 정리하는건 힘드실꺼가타여
사실 전 상놈들의 나라 후속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보통 역사를 다룬 교양만화는 지배층의 역사만을 다루는게 대다수잖아요.
양반들이 만든 역사 뒤에 가려진 피지배층, 노비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님의 만화는 다른 교양만화와 달리 그런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같은 독자도 있으니 힘내세요.
다만 아까 이야긴 이런 얘기죠. 예를 들어 노비들이 받은 대우라고 하면 '박하다'는 고정관념이 무조건 박혀있는데 그 비교대상은 현대인이 아니라 당시 양인. 평민 자유민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평민 자유민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몰라요. 그러니 일일이 비교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 이 과정에서 짜증이 나는거죠. 솔직히 일일이 찾기 힘들고 귀찮거든요. 그래서 그냥 패스해버렸는데 아니나다를까 리플에서 현대인과의 비교부터 나오는겁니다.
게다가 여기서 그들을 더 혼란스럽게 할만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 노비와 양인은 실제로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걸 지적해줘야 하는데.... 콘티는 이걸 무시하고 달렸죠. 난 이 정도만 말하고 말래. 그런데 그 타협이 두고두고 속을 쓰리게하네요. 쩝.
가끔은 그냥 내일같은 날에 맞춰서 태극기 펄럭이는 만화를 그릴까도 생각해보곤 했습니다. 하지만 3.1절 관련조사를 해도 결국은 '애국'코드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더군요. 성격과 코드문제라 그 쪽과는 영영 인연이 없을 듯 합니다. ㅎㅎ
그리고 커뮤니티는.... 좋은 분들도 많았어요. 힘내라는 쪽지도 받아봤고 여러 말씀도 많이 나눴는데... 요 근래 다작하시는 분들, 혈기 넘치시는 분들 때문에 피곤해서요. 커뮤가 좀 어려졌습니다. 꼭 나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리젠도 예전에 비해 너무 빨라졌고... 그래서 그냥 나왔습니다. 일단 지금은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
어렸을 때 옛날 왕들은 볼일도 혼자 보는게 아니라 아랫사람이 직접 밑도 닦아 줬다드라 라는 얘기를 읽고 꽤 쇼크였는데...애완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비춰서 보면 이해가 되더라구요. 가축과는 분명 다른 내 가족이지만 나와 같은 동급의 인간은 아닌 존재. 애완동물 앞에서 옷 갈아입거나 볼일 좀 본다고 수치스러움을 느끼진 않잖아요.
여담이지만 요즘 애완동물 대신에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 걸 보는데 전 이것도 눈 가리고 아웅같아요...
..... 아랫사람이 밑을 닦아줬다는 말과 애완동물이라는 말이 결합되니 갑자기 똥개가 생각....
.... 죄송합니다.;;;;